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한 윤주원 작가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약하고 여린 존재와 생명에 주목해 보듬고 장식하는 형식의 새로운 이미지를 펼친다. 화려한 꽃보다 식물의 생장에 바탕이 되는 이파리를 소재로 한 아름답고 조화로운 입체적 화면의 이파리 연작을 꾸준히 발표하며 다채로운 색채와 문양으로 회화, 판화, 설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전 10회, 60여회의 그룹전 및 아트페어, 2023년부터 미술가 그룹 GIG(Growing Image Group)의 리더를 맡고 있다. 
JUWON YOON is versatile and enthusiastic in her art works, as an active artist, a printmaker and a pattern designer based in Seoul, Korea. She expresses the order and vitality of nature with a variety of colors and decorative patterns, articulated through paintings as well as collages and prints. She works as a full-time artist, having ten solo exhibitions and spearheading a number of group exhibitions and art fairs. She also launched a lifestyle brand called DECOPHANT in 2021 and makes home textile products with designs reflecting her original art works to communicate more closely with the public.

윤주원 개인전 <이파리의 왈츠Waltz of the FoliAge> 전시서문                                                                                                                                           2024.3.26- 4.6 갤러리 컬러비트

왈츠 : 움직임을 구성하는 잔상의 미학
 The Waltz : aesthetics of after-image composing motion

우리는 오랜만에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의 역작 <점·선·면Punkt und Linie zu Fläche>을 소환해 볼 필요성을 깨닫는다. 이 책은 단순히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된다는 상식을 새삼 일깨우려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현대 예술사가 직면하고 있던 인상에서 추상으로의 중심 전환을 주장하기 위한 안간힘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시각적 결과물을 이루는 단계로서의 각 요소가 아닌, 그 결합이 보여주는 직관성의 힘은 바로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현현Offenbarungen im Inneren”이었음을 밝히는 예술가의 호소문인 것이다. 
“예술가에게 특히 중요한 문제는, 자연이라는 자립적인 영역이 어떻게 기본요소들을 적용하는가, 즉 어떤 요소들을 중요하게 고려하며, 그들은 어떤 고유성을 지니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함께 모여서 구조물Gebilde을 이루게 되는가 등을 관찰하는 일일 것이다. 자연의 콤포지션 법칙Kompositionsgesetz은 예술가에게 외적인 모방의 가능성을 개방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 자연법칙에 예술의 법칙을 대립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칸딘스키보다 좀 더 앞서 최초의 현대 추상화를 그린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는 기하학적 패턴과 생동감 넘치는 색상, 그리고 영성과 인지에 대한 개인적 예술 인생의 여정을 보여준 바 있다. 거두절미하고 이 두 추상화가를 거론한 이유는, 최근 추상화에 대한 단편적 규정과 모든 해석을 감상자들에게 맡겨버리는 무책임함에 대한 필자의 비판적 견해와도 상관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윤주원의 작업들은 이러한 입장을 대변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모범이라고 판단했고, 때문에 나름의 ‘의도된’ 시각적 즐거움과 그 저변에 깔린 조형학적 소신이 반가웠다. 어려서부터 벽지를 보고 있어도 착시를 느낄 때까지 응시하고 지금까지 줄곧 만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시지각’이라는 원형 속에서 편집증적으로 파고들었다고 말하는 윤주원의 태도는 흡사 활자에 대한 관심과도 유사해 보인다. 이른바 조판 작업은 단지 인쇄라는 산업적기능이 목적이 아닌, 서로 다른 글자들이지만 하나의 타입페이스typeface 아래 어떤 이미지를 구성하느냐, 그래서 결국은 어떤 ‘잔상after-image’으로 기억되느냐를 목표로 하는 시지각적 패턴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그 근간에 있는 조형gestalt 연구의 파생임을 이해하는 것이 지금의 시대에는 더욱 중요하며, 윤주원의 패턴 연구처럼 전형 도출과 복제를 넘어 패턴이 가진 응집력, 즉 “작은 단위가 모였을 때의 힘”이라는 작가의 소신을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개인전 감상의 포인트다. 
여기서의 ‘모임’은 매우 다양한 형태가 있다. 모이는 현상gathering 그 자체를 비롯해 선별적 수집collecting, 유대와 연상association, 그리고 구성composition 등이 대표적인데, 윤주원의 오랜 시지각 연구와 작업은 이러한 모임의 속성을 모두 활용하면서 비로소 자연의 생명력이라는 ‘힘’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가령 전작 중 ‘토끼같은 Rabbit like feature’, ‘기린에게 어울리는 패턴은?Pattern for a giraffe’ 등은 윤주원 작업의 주요 매커니즘인 패턴을 우리 삶에서 시각체험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체험의 확장은 이번 전시에서 자석으로 떼었다 붙이며 새롭게 구성할 수 있게 하거나, 기본적으로는 평면 기반이지만 어느 방향에서도 감상하거나 걸어 둘 수 있는 입체성의 자유, 그리고 잘 보이지 않는 뒷면까지 채색을 하는 실물감 혹은 실재성까지 꼼꼼하게 준비한 정성으로 연결된다. ‘보이는 것’에 대한 끊임 없는 생각이 빚어낸 황홀경. 그것이 왈츠와 같은 리듬과 잔상의 미학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2001년 가을에 연 첫 개인전 <Gaze – 바라보기>의 기록물들을 통해 돌이켜보면, 작가로서의 지난한 세월을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선언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용보다도 볼거리에 집착하고, 나의 눈은 항상 시각적으로 끌리는 무언가를 찾고 있으며, 끊임없이 관조한다. 주로 질감을 갖고 있는 소재들을 찾게 되고, 시각단위로 만들어서 반복하고 반전시킨다. 소재로는 질감이 있는 동, 식물의 유기적, 무기적 혹은 기계적 패턴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소재들의 패턴이 시각적으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눈의 초점을 분산시키고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시지각에 대한 근원적 관심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작업들은 그야말로 강박적인 느낌마저 드는데, 그러한 패턴 연구가 이후 작품 활동과 전시에 대상이 계속 바뀌면서도 맥락과 설득력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두 번째 개인전인 <Wings – 연약과 섬세의 미학>에서도 그러한 관찰과 패턴이 새롭게 재현하는 ‘섭리’를 잘 보여주었다. 당시 서문을 쓴 이상윤 평론가는 윤주원의 나비를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와 비교해 화려함 뒤의 ‘유한한 생명’을 암시하는 허스트와 달리, 같은 종류에도 아주 미세한 차이로 각기 다른 패턴을 보임으로써 각자의 정체성이 변주되며 발견되는 나비들을 통해 거대한 생명력을 실감하게 함을 강조한 바 있다.
다시금 확인하지만, 반복의 핵심을 ‘복제성’이라고 인지하는 사상은 현대의 것이다. 윤주원의 작업은 앤디워홀Andy Warhol로 대표 되는 팝아트도, 그렇다고 화려한 고전적 벨 에포크Belle Epoque의 복귀도 아니며, 이를저격해 <장식과 범죄Ornament und Verbrechen>(1908)를 쓴 아돌프 로스Adolf Loos 류의 기능주의도 아니다. 윤주원은 반복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형되는 패턴의 묘미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프랙털 구조도 포함되지만, 꼭 거기에서만 찾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생이 변화해가듯 시간과 공간이 주는 선택과 조합, 착시와 유추등 앞서 소개한 미술사적 경향과 새로운 과제들이 언제나 직면했던 시지각적 표현과 치환까지의 원리를 진지하지만 재밌게, 경쾌하지만 무게감 있게, 실용적이지만 소장 가치가 길게 빚어낸 ‘제2의 창조물creation’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의 문을 열어젖히며 득세했던 구성주의가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반영주의에중심을 내준 오늘날, ‘새로운 구성’에의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 탈현대적 예술의 사명 중 하나라면, 윤주원은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기도 한 것이다. 작가노트를 통해 조력자로서의 삶이 가진 애환을 모티브로 함을 밝혀두면서도 늘 바쁘고 에너지틱하게 사회적 역할과 예술가로서의 집념을 함께 해내온 그녀에게 “나는아주 작고 하찮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거대한 힘이 내 안에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던 아프 클린트의 독백이 겹쳐 들려오는 이유는 왜일까.
판화 기반이지만 단 하나의 에디션을 강조하고, 자연을 소재로 하지만 수많은 연구를 통해 형태와 색에서 조합과 변형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어떻게 보면 자연을 철저히 ‘대상화’하려는 노력은 인간 중심의 폭력이라 기보다는 “자연은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거는 것일까”에 집착하는 생태학자의 몰입이며 대화이다. 그것은 스스로의 인생에도 프로그램으로서의 미술치료가 아닌 그 자체로 자신을 회복시키고 삶에 대한 이유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나를 드러내자’는 내면의 소리를 인정하면서는 이파리, 사슴뿔 등 “다음 단계를 염두하지 않고” 오로지 창작자 본연의 마음과 대상을 또 하나의 독립된 자아로서 대하는 측은지심으로 패턴을 입혀온 결과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가령 전작 ‘거북이 발The Tortoise Foot’의 ‘못생긴’ 형상에 있는 여러 도형적 조합을 새롭게 응시했을 때, 그 역시 아름다움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는 말은, 고전적 장식 미학이나 현대적 디자인 철학에서는 다 담지 못한 탈현대적 구성이다.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의 어글리 슈즈를 정말로 어글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발렌시아가 표딱지를 붙여서가 아니다. 어글리 미학이 역설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재해석과 그 ‘잔상’ 때문이다.
약동하는 봄이다. 겨울이 남긴 잔상 중 철새를 잠시 기억해보자. 그들이 보여주는 이동 대형의 장관이 인간에게 감동적인 인상impression을 남기기 위해서 가치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철새들의 조직력과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에 대한 찬사만이 중요한 것일까. 그러기에는 다시 인간의 눈으로 그들이 남긴 시지각은 인상보다는 다 알 순 없지만 패턴화된 자연의 잔상 그 자체에 있음을 윤주원의 패턴들은 모든 계절을 담은 다양한 결과물들로 증명하고 있다.
글/배민영(예술평론가)

ARTIST's NOTE 2023
이 파 리  
자연에서 찾은 생명력이 있는 소재에 대한 내밀한 관찰을 해오며, 그 안에서 경이로움을 주제로 삼아 다채로운 색채와 문양으로 회화, 판화, 설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동·식물을 불문하고 자연의 섭리가 뿜어내는 주체성과 시각적 사유의 향연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또한 투영하는 기회가 되곤 한다.
식물의 세계를 인간의 보편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꽃과 열매가 주연이 되고 이파리들은 늘 조연을 담당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구분을 전복, 또는 해체하고 싶었다. 이파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 잎 한 잎 정성스럽게 자연의 문양을 담는다. 계절마다 화려한 색으로 변신하는 이파리는 꽃 못지않게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싱그러운 새싹의 연두색에서 점점 짙은 녹색으로, 노랗거나 붉게 물들면서 가을을 맞이하고 낙엽이 되어 바스락 바스락 부서져 흙으로 돌아가는 중심에는 무성한 이파리들이 있다.
이파리들의 순환은 나, 그리고 우리네 삶과도 무척 닮았다. 생명을 머금은 하나의 존재로 사계절을 지내며 수많은 무리 속에서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딸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조력자로서의 삶을 이파리에 투영해본다. 이파리가 있기에 꽃과 열매를 맺는 것 아니겠는가.
뿌리에서부터 영양분을 받아 줄기와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고 잎을 피우는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 새로 솟아나는 어린 새싹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파리는 그렇게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시들고 떨어져 나가며 버려지고 소외된, 그래서 생을 다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낙엽들을 모아 꽃에 못지않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을 입혀본다. 생명을 다시 불어넣어 소생시키고 싶은 간절함 속에서 ‘낙엽꽃’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이렇듯 이파리로 표현되는 생성과 소멸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바라보며, 생을 다해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더욱 애틋해진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어루만져 보자. 때론 부드럽고 때론 강하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식 혹은 패턴과 색감들. 우리를 끝없는 사유의 시간으로 안내하는 것은 낙엽꽃이 지닌 ‘세밀한 강인함’임을 환기해보며 말이다.
 윤 주 원
F O L I A G E
Engaging in profound observations of vital materials found in nature, I continue my artwork, exploring wonder through diverse colors and patterns in paintings, prints, and installations. Regardless of plant or animal, the spectacle of nature's inherent subjectivity and visual reasoning often becomes an opportunity for self-reflection and projection.
Traditionally, flowers and fruits take the spotlight in the plant world, while foliage are considered supporting characters. However, I aimed to disrupt this distinction, placing foliage at the forefront. Meticulously capturing the intricate patterns of nature, foliage undergo a dazzling transformation with vibrant colors each season, akin to the beauty of flowers. From the fresh green of spring to the rich hues of autumn, foliage play a central role, breaking into a rustling dance as they return to the earth.
The cyclical nature of foliage closely mirrors our lives. I project the roles of a mother, wife, and daughter onto the foliage, depicting the fervent existence of a supporter living amidst various crowds. Just as foliage enable the blossoming of flowers and fruits, their presence is crucial. The robust vitality of plants, drawing nutrients from roots to branches, bearing fruits, and sprouting foliage, radiates vibrant energy through the young shoots.
Collecting fallen foliage, often seen as discarded and lifeless, I breathe new life into them as "fallen-foliage flowers," adorned with vibrant colors. This desire to revive and rejuvenate stems from a profound yearning to infuse life into what is perceived as withered and cast aside.
Contemplating the inevitability of creation and dissolution, symbolized by foliage I convey a deep and tender sentiment towards things fading away. The intricate strength of "fallen-foliage flowers," sometimes gentle and sometimes bold, in patterns and colors, guides us through the endless realms of contemplative time.
 Juwon Yoon
판화를 활용하는 작가의 태도
윤주원 작가는 이파리 작업에서 실크스크린을 활용하지만 에디션의 개념보다 one & only 마스터피스를 추구함으로써 판화의 가치를 팝아트가 아닌 파인아트의 주요 매체로 복귀시킨다. 즉 회화의 개별 요소 단위를 반복하는 장치로 복수의 이파리를 종이에 찍어서 오리고 그 위에 아크릴릭 물감으로 문양을 그려 완성시킨다. 이는 반복성과 개별성의 공존을 통해 회화사가 직면한 예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또한 오려진 이파리들은 다양한 조합을 통해 부착과 회전이 가능한 입체로 전환되기도 하며 콜라주 기법으로 고착된 이미지들은 시지각적 잔상과 운동착시는 평면, 입체, 미디어의 경계를 허문다. 작가는 나뭇잎에 꽃이 될 수 있는 ‘이파리’라는 새로운 자아를 부여해, 아름다운 색채의 조합과 독특한 패턴으로 흔한 나뭇잎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P L A n t l e r  ( P l a n t + A n t l e r )
아홉 번째 개인전  (디멘션 
갤러리)
  제목 PLANTLER는 작가가 식물 PLANT와 사슴뿔 ANTLER를 합성한 단어다. 작가는 사슴뿔과 식물의 공통점인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질서와 순환을 회화, 판화, 콜라주 작업으로 선보였으며, 미디어 작품과 패브릭 프린팅까지 다양한 매체와 소재로 감상자들과 만났다. 작가는 단지 시각적 유사성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과 식물, 생과 사의 경계를 해체함으로써 떨어지고 나기를 반복하는 것들의 연약함이 역설적으로 생명의 세밀한 강인함을 드러낸다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은유한다. 또한 작품에서 드러나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의 향연과 섬세하고 강렬하게 장식한 문양들을 전복시키는 치장 행위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보다 극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작업 과정에서 숨을 참아내며 그림과 호흡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생명의 진솔함을 경험하는 나날들이기도 하다. "죽음의 숙명 앞에 더욱 견고해지는 것들을 위한 찬사"라는 평이다.                                                                                                                           - 배민영 (큐레이터, 예술평론가) -           
Creation and Extinction · The Order and Providence of Nature
  The word “PLANTLER” is a combination of the words, “PLANT” and “ANTLER”, by which the artist is inspired throughout her recent works. She paints, prints and collages the order and circulation of the nature, which is similarly repeated from the creation and extinction of antlers and plants, and then, the audience becomes pleasantly surprised with newly-born nature in variety of fabrics and materials. She not only introduces the visual similarity in an interesting way, but also metaphors the essential message that the fragility of repeated falls and falls by dismantling the boundaries of animals and plants, life and death, paradoxically reveals the profound strength of life. In addition, through a feast of diverse and vivid colors revealed in the work and a decorative act which overturns delicately and intensely decorated patterns, the lively energy is delivered in a dramatic fashion; meanwhile, after holding your breath in the process of painting and breathing through the process of painting, we can experience the sincerity of life on its own. It is said to be “a tribute to solidifying in the face of the fate of death.”
 Martin Bae (Curator, Critic) -​

ARTIST's NOTE 2022
PLAntler (Plant + Antler) | 식물과 사슴뿔의 만남
생성과 소멸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가며 성장하는 뿔은 강인한 생명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반대로 견고한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가지를 뻗는 식물들을 보며 사슴뿔을 떠올리기도 한다. 연상은 시각적 유사성을 넘어 본질적이고 상징적인 비유가 되기도 한다. 사슴뿔과 식물은 그 질서 안에서 만났다.
수사슴의 뿔은 우리 삶과도 많이 닮아있다. 태어나고 자라고 절정의 꽃을 피우고 시들어 생을 마감하는 과정이 참 비슷하다. 그 뿔은 1년마다 자라고 떨어지고를 반복한다. 봄이 찾아오면 뿔은 서서히 자라고 번식기가 다가오면 영양공급이 차단되면서 세포들이 죽고 석회질화가 진행된다. 벨벳과 같은 껍질 세포가 죽으면서 말라가며 벗겨져 떨어져나가는데 가끔씩 나무에 비벼서 벗겨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사슴은 더 단단하고 완전한 뿔을 갖게 된다. 죽음이라는 숙명적인 경험을 통해 역설적으로 새롭게 성장하고 더욱 견고해지는 우리 인생에는 어떤 흐름이 있다. 마치 생명의 피가 흐르는 것처럼.
부러진 사슴뿔, 벨벳이 벗겨진 사슴뿔, 봄이 되어 교체되기 위해 떨어진 사슴뿔, 새싹처럼 새로 돋아나는 사슴뿔, 암컷을 쟁탈하기 위해 남성미를 뿜어내는 역동적인 사슴뿔, 밀렵꾼들로 인해 박제된 사슴뿔은 사실 이미 죽은 동물의 신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생명나무에 접붙이는 작업을 통해 다시금 생기를 얻는다. 뿌리에서부터 영양분을 받아 줄기와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새로 솟아나는 어린 새싹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실어주고 싶다. 생을 다해 사라져가는, 시들거나 떨어져가는 것들에 대한 나의 애틋한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어루만져준다.
사슴뿔을 통해 삶의 순환을 표현하는 것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에너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의 발로다. 더 나아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화려하고 아름답게 장식하는 패턴과 색감들, 세밀한 강인함은 우리를 끝없는 사유의 시간으로 안내하는 것임을 환기해본다. 동식물들이 가진 원래의 문양과 색을 전복시키는 치장 행위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격려하고 연약함을 강함으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간절함의 표현이다. 나에게는 그 역시 거스를 수 없는 무엇이다.    
 윤 주 원
Creation and extinction are the order and providence of nature. The antlers that grow like branches radiate strong energy of life. When I see plants that have strong roots and constantly branch out, I think of reindeer antlers. The antlers are very similar to our lives. The process of being born, growing up, blooming at its peak, withering and ending its life is very similar.
The antlers grow and fall off repeatedly every year. When spring comes, they grow slowly, and when the breeding season approaches, nutrient supply is cut off, cells fades away, and calcification proceeds. Once the velvet-like shells get dried and peeled off, sometimes the reindeer rub against wood to peel them off. Through this process, the reindeer will have firmer and more complete antlers. We often find a certain flow in our life which becomes stronger and mature through many experiences, as if the blood of life flows.
Broken antlers, antlers with peeled off velvet, antlers fallen to be replaced in spring, antlers sprouting like new buds, dynamic antlers that radiate masculinity to capture females, and antlers stuffed by poachers, in fact, may be just the body parts of an animal that has already died, but they are revived by grafting them into the tree of life. While observing plants with strong vitality that receive nutrients from the roots, stretch their stems and branches, bear fruits and bloom, I want to impart energy from the new sprouts. I caress deeply with my heartfelt feelings for things that are withering or falling apart over the course of their life.
Circle of life is expressed through antlers. I hope that the feast of diverse and vivid colors can convey the energy of life filled with full vitality. Sometimes soft and sometimes strong, splendor of colors, decoration of beautiful patterns and detailed intensity lead us into an endless time of thought. The decorative act of subverting the original patterns and colors of animals and plants is a desperate effort to encourage all living things and to transform weakness into strength.
 JUWON YOON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의 조우 -  화가 윤주원
곤충의 날개에서 동물, 식물의 뿌리와 이파리들까지 생명력이 있는 많은 것에 대한 관찰과 깨달음 속에서 작가의 그림은 만들어진다. 관심 갖지 않은 작은 것이나 멸종 위기에 가까운 사라져 가는 존재들을 보듬어 주고 애정 어린 손길로 가다듬어 보다 더 역동적이고 찬란한 에너지를 실어준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강인함은 보는 이들을 끝없는 사유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깊이 파고들되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되어지는 수많은 패턴과 색감들, 이들은 서로 어우러져 시각적으로 기분 좋은 감각을 느끼게 하고 작품을 보는 즐거움에 스며들게 한다. 알면 알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는 깊은 심해와 같은 그림들이다.
Q  시지각 미술
1999년도부터 동물의 패턴을 사용하여 작업을 했다. 동물을 소재로 한 계기는 질감이 있는 것들의 패턴이 시각적으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눈의 초점을 분산시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시지각 미술에 관심이 많아 반복되는 형태에 매료되어 자연을 소재로 삼아 기하학적인 형태로 반복하고 반전시켜 작업을 해왔다. 집에 가득했던 장식적 무늬의 벽지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시각에 대한 새로운 놀이를 하게 해주었던 재미있는 소재였다. 그때부터 반복적이고 화려한 패턴에 집중하게 된 것 같고,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공부했고 학업을 통해 꾸준히 시지각 미술에 대한 연구와 작업을 해왔다.
Q  ‘WINGS 윙스'에서 '오색찬란' 전시회까지
오랜 기간 결혼과 육아로 인해 작업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소재가 곤충이다. 연약하고 부러질 것만 같은 얇디얇은 잠자리 날개가 자화상처럼 여겨졌고, 자연의 질서에 따라 반복되는 선과 형태에 매료되어 잠자리를 시작으로 곤충의 날개를 그렸다. 반쪽 날개로 만은 날 수 없는 불완전함을 표현하는 곤충 작업이 그 당시 나의 심리상태를 잘 나타내주었다. 반쪽 날개에서 점차 한 쌍의 날개로 그리면서 오랜 시간 육아로 인해 잃어버린 내 존재를 찾게 되었다. 혼자서도 새벽에 일어나 색연필로만으로 잠자리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 위로 받던 그런 때였다. 그 때 모아둔 다양한 작품(색연필, 판화, 설치) 들로 날개 시리즈인 ‘WINGS’전시회를 2013년도에 했고 이것을 시작으로 동물의 형태를 표현한 ‘오색찬란’ 전시회를 2016년도에 개최했다.
Q  동물의 등장
초기에는 피부나 껍질에 화려한 문양을 품고 있는 기린, 거북이, 얼룩말 등을 그려오다 곤충으로 넘어가면서 날개에 초점을 맞춰서 그렸었고, 2016년부터는 코끼리를 자주 그렸다. 코끼리가 공작새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형형색색의 문양을 갖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이 그 출발점이다. 아이들과 그랜드캐넌을 다녀온 이 후의 그림은 또 많이 달라졌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은 동물에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패턴이나 다채로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동안 내가 그려왔던 문양들 모두에 의미가 있었다고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멸종위기동물인 치타와 표범, 재규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소재를 넘어서 생명력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작업하고 있다.​
Q  순록의 뿔
최근에는 뿔을 가지 동물들 위주로 작업을 이어나간다. 특히 순록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뿔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다. 수사슴의 뿔은 뼈와 혈관이 있어 생명의 피가 흐르고 뿔이 자라고 1년이 지나면 뿔을 문질러 껍질을 벗기는데 이러한 고통의 과정을 겪어야 더욱 단단해지고 완전해질 수 있다고 한다.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그것의 생명력을 표현하고 동물들이 살아가는 자연의 질서와 섭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은 인생의 함축과도 같으며 시련과 고난 끝에 얻는 값진 인생과도 같다고 느낀다.
Q 작업방식
몇 십 가지의 색을 쓴다. 색에 대한 집중과 연구는 그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면 발색력을 높이기 위해 형광색을 섞어 원하는 색감을 만들어낸다. 오브제의 활용에 있어서는 입체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뾰족병에 아크릴 물감을 담아 사용하거나 콜라주, 판화를 활용하기도 한다. 콜라주 기법을 통해 패턴을 다른 사물에 대입하거나 유추해 그리면서 반복적인 문양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판화를 전공했기에 간접적으로 작업하는 것에 익숙하며 종이라는 재료를 좋아하기에 다양한 패턴과 색이 있는 패션잡지를 자줄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판화기법인 실크스크린으로 반복된 이미지를 찍어내기도 한다.
​2022년 3월  박민영 월간GZ 기자
ARTIST's NOTE 2021
침대에 누워 벽지의 한 곳을 응시한다. 눈으로 벽지의 문양들을 따라가다 보면 형태가 겹쳐지며 여러 개로 보이기도 하고 문양들이 춤을 추듯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나만의 비밀 놀이이다. 이후에도 나는 재미있는 시지각적 현상을 유발하는 문양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런 문양을 가지고 있는 소재들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러한 소재들은 자연 속에서 풍부하게 발견된다. 동식물의 피부, 껍질, 표면에서 드러나는 패턴에는 아름답고 완전한 질서가 존재한다. 반복되는 형태들로 드러나는 이 메시지는 생명을 부여받은 존재들만의 특징으로 나로 하여금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의 이기심과 환경 파괴로 인해 멸종 등의 위기에 처해진 그들의 고통은 경이로움(wonder, awe), 연약함(delicate, fragile), 안타까움: 측은지심(compassion), 연민(sympathy)의 감정으로 이어지며, 나는 그것을 형태와 패턴, 색으로 표현한다. 기존의 익숙했던 동물의 이미지에 새로운 패턴을 그려 넣고, 오브제를 붙이고, 색으로 치장하는 행위는 연약함을 강함으로 변모 시키고자 하는 나의 강박적이고도 간절한 손길이다.
피부나 껍질에 화려한 문양을 품고 있는 생명체들에 매료되어 주로 곤충, 기린, 거북이, 얼룩말, 치타 등을 그려왔다. 때로는 뿔과 같은 재미있는 형태나 구조의 신체를 가진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소재로 택하기도 한다. 내가 동물을 선택하는 기준은 기존의 상징이나 의미가 아닌 나 자신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복합적 감정에 좌우된다.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 코끼리를 떠올려보면,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부피와 무게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육중한 몸은 단조로운 회색 조에 주름만 가득할 뿐이다. 코끼리가 공작새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형형색색의 문양을 갖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으로 마치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듯 다양한 이미지들을 만들어 나갔다. 징그러운 거북이의 발에는 마치 페디큐어를 하듯 주름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색을 입혀가며 애처로운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익숙한 모습으로 각인된 동식물들에 새로운 문양을 그려 넣어 고착화된 이미지를 해체시키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한 나의 작품들이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에너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BRANCH OUT | 가지를 뻗다
수사슴들은 뿔이 나고 1년이 지나면 자신의 뿔의 껍질을 문질러 벗긴다. 생명의 피가 흐르는 뿔은 고통의 상징이기도하지만 그 과정을 겪어야만 더욱 단단해지고 완전해 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뿔을 가진 동물들을 소재로 하여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그것의 생명력을 표현하고 동물들이 살아가는 자연의 질서와 섭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밀렵꾼들에 의해 적출된 코끼리 상아와 코뿔소 뿔 등은 생명나무라는 창조된 이미지에 접붙여져 다시금 생기를 얻는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아기 사슴과 암사슴을 보호하기 위해 동심원 그리며 주변을 거니는 수사슴들의 모습은 숭고한 생존 본능을 확인시켜준다. 동물들이 가진 원래의 문양과 색을 전복시키는 나의 치장 행위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격려하고픈 바람을 담고 있다.
윤 주 원
​​
ARTIST's NOTE 2020
 오색찬란  五色燦爛   COLORFUL WONDERS OF NATURE
​ 자연속의 패턴
  나는 20여 년 동안 동·식물의 문양과 색채를 탐구하였다. 내가 특정한 패턴을 가진 소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시각적인 유희 뿐 아니라 자연에서 저절로 생겨난 문양들의 경이로움 때문이다. 유기적이며 조형적인 동식물의 문양은 인공적이지 않으며, 본래의 형태와 패턴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이러한 시각적인 즐거움으로 시작된 나의 패턴작업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성격이 조금씩 변해간다.
패턴작업 방식 접근
  나의 캔버스 속 패턴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있다. 그 안에는 다채로운 색의 구성, 되풀이 되는 문양들 그리고 질서 속의 다양한 조합들이 어우러져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질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인데, 나는 동식물에서 그 질서를 발견하고 변형시키고 반복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끌어낸다. 왜 패턴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나는 작품을 감상할 때 시각적 끌림을 제일 중시한다. 시각적으로 나를 자극하는 무언가를 찾고 끊임없이 몰두하곤 한다. 이러한 시각체험은 색채와 구성을 강조하고 반복의 요소를 통해 눈의 초점을 분산시켜 자극을 준다. 자연의 섭리 중 반복과 다채로운 색채를 자연의 완전함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작업방식
 나는 콜라주 기법을 통해 패턴을 다른 사물에 대입하거나 유추해 그리면서 반복적인 문양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콜라주는 나의 작업을 형상화시키는 좋은 전달 매체이다. 판화를 전공한 나는 간접적으로 작업을 하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지만 종이라는 재료를 무척 좋아한다. 직접 그리기도 하지만 종이나 천 등을 붙임으로써 패턴의 조합, 구체적인 색의 배합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패턴과 색이 인쇄된 패션잡지를 많이 사용하는데, 기존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색과 형태뿐 아니라 캔버스에 고착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화면 구성의 시도가 가능하고 때론 입체적인 느낌도 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판화기법을 도입하여 실크스크린으로 반복된 이미지를 찍어낸다. 같은 이미지를 반복하여 그리는데 판화가 아주 탁월하기 때문이다. 장식적이고 다채로움이 특징인 나의 작품은 패턴과 색채, 반복적인 문양이라는 형식의 탐구에서 시작되었지만, 동물의 패턴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섭리 속에서 재해석된 경이로움을 들여다 볼 수 있다.
2020년  윤 주 원
​Patterns and colors have long been my area of focus and artistic treasure. The process usually begins by taking an initial interest for a specific pattern in materials and by applying such pattern observed to a different object repetitively, and entirely new artwork is born. This process starts again for the exploration and creation of a new art piece. This exhibition focuses on the reinterpretation on the meaning of life by using various combination of colors to specific patterns or shapes uniquely possessed by each animal. In particular, much attention was given to patterns or shapes that are key features of each respective animal. For those animals with identifiable repetitive patterns or colors, additional coloring and decoration were used to represent each image.
  Juwon Yoon  ​

오픈갤러리 큐레이터 노트
​  패턴과 색채로 가득 채워진 캔버스는 연속성과 질서를 내포하고 있다. 단순한 시각적 유희를 넘어선 자연적 경이로움은 조형성의 탐구로 이어지는데, 윤주원 작가는 특히 곤충이나 동식물의 일부분에서 반복의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나방의 얇디 얇은 날개에서 끊임없이 발견되는 미세한 패턴으로부터 자연의 완전함을 발견한 작가는 이를 생명력으로 확장시킨다. 한편, 얼룩말, 치타, 기린 등의 동물에는 화려한 임의의 문양을 아크릴로 그려 넣어 고착화된 이미지를 타파하고 새로운 생명의 의미를 창출한다.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콜라주 작업을 통해 형상화된 형태들로, 종이나 천이라는 재료가 2차원 패턴에 입체적 감각을 여실히 불어넣는다. 결국 무한한 패턴의 반복은 이와 같은 재료적 실험을 거치며 차원을 뛰어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재해석된다.
  캔버스 위에 가득히 그려진 무늬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언제까지나 펼쳐질 듯한 패턴이 가득하지요. 이처럼 아무리 작은 생명이라도 그를 이루는 모든 부분은 무척이나 정교합니다. 윤주원 작가는 자연의 섭리 중 ‘되풀이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분을 다채로운 색으로 강조하며 생명력에 대해 노래하는 작가는 멸종 위기의 동물들에게도 관심을 쏟고 있지요. 그런가 하면, 다양한 재료가 풀어내는 패턴의 조합과 색의 구성은 우리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합니다. 그림 속 곳곳에 숨어 있는 형형색색의 질서를 꺼내어 메마른 일상을 찬란한 빛깔로 채워보세요.
오픈갤러리 인터뷰
자연을 소재로 다채로운 색과 문양을 입혀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윤주원 작가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 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일이 그림 그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리는 순간이 제일 행복했고,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일이 제게 큰 행복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행복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그림을 통해 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와 생명력입니다. 익숙한 모습으로 각인된 동식물들에 새로운 문양을 그려 넣어 고착화된 이미지를 해체시키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한 저의 작품들이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에너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저의 치장 행위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격려하고픈 간절함을 담고 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콜라주와 판화 기법을 통해 작업을 표현합니다. 콜라주는 저의 작업을 형상화시키는 좋은 전달 매체입니다. 판화를 전공한 저는 간접적으로 작업을 하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지만 종이라는 재료를 무척 좋아합니다. 직접 그리기도 하지만 종이나 천 등을 붙임으로써 패턴의 조합, 구체적인 색의 배합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다양한 패턴과 색이 인쇄된 패션잡지를 많이 사용하는데, 기존 이미지를 활용함으로써 색과 형태뿐 아니라 캔버스에 고착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화면 구성의 시도가 가능하고 때론 입체적인 느낌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되는 형태나 문양을 표현할때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2012년에 그린 <A HALF WING>이란 노란색 바탕의 반쪽 나비 날개 그림입니다. 제가 육아에 전념하다보니 한동안 제대로 된 작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그림에 매진할 수 있었던 시기에 그린 작품인데, 저를 대변하는 자화상 같은 그림이라 애착이 많이 갑니다. 한땀 한땀 바느질 하듯이 구슬을 꿰고, 천을 오리고 붙이면서 정성스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반쪽 날개로만은 날 수 없는 불완전함을 표현한 작품이라 그 당시 저의 심리적인 상태를 잘 나타낸 그림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어릴 때부터 벽지나, 문양, 반복되는 형태에 유난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바라보곤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런 것들이 제 눈을 사로잡아요. 저는 특히 패션, 인테리어 관련된 잡지나 제품들, 식물과 동물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가면 자연풍경이나 식물들을 관찰하면서도 문양과 색채를 어떻게 조화롭게 사용할지 연구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당분간은 뿔을 가진 동물들을 소재로 자연의 질서와 생명력을 표현해보고자 합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색을 잘 다루는 작가.유쾌하고 밝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 따뜻한 기운을 전하는 작가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제 작품을 기반으로 가정용 직물(쿠션 커버,앞치마, 스카프, 자수 패치 등)을 제작하기도 하고, 기존 가방에 제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그려서 단 하나 뿐인 가방으로 탄생 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취미가 일상생활에서 대중들과 조금 더 친밀해 질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기도 하니까요. 그 외에도 미술 전시와 음악공연 관람을 많이 합니다. 많이 보고 느끼며 자극 받아 새로운 작업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CRITICS 2013.10
WINGS - 연弱과 섬細의 美學
12년만의 개인전. 이 시간이 ‘작가’라는 타이틀마저도 희미해질 정도의 긴 휴지기일 수 있으나, 윤주원은 그 덕에 제2막을 맞이할 수 있었다. 《Wings - 연약과 섬세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그가 1999년부터 모색해 오던 패턴(pattern)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이전에 간과해 왔던 새로운 주제, 즉 ‘생명’에 대한 인식을 패턴을 통해 덧입혔다. 투명하고 가벼운 잠자리의 날개, 부서질 듯 연약하지만 화려한 문양을 자랑하는 나비와 나방, 이와 같이 곤충의 날개에 자연적으로 새겨진 패턴에 관한 관심은 이전부터 있었던 작가의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반면 대상이 가장 작은 생명체인 곤충으로 집중된 것은 12년 동안의 침묵이 낳은 결과였다. 작은 곤충의 날개는 무심코 보는 이에게는 어쩌면 뻔한 패턴의 반복일 수 있지만, 그것의 생명에 집중할 때에는 같은 듯 하나하나는 다 다른 변주곡들을 들을 수 있다.
나비의 화려한 색과 패턴에 관심을 가졌던 영국의 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작품과 비교해 보자. 데미언 허스트 역시 윤주원과 마찬가지로 패턴에 관심을 가졌으나, 허스트는 이 변주곡에는 무관심하다. 그의 나비 작품들은 우리에게 전면적인 화려함과 스펙터클(spectacle)한 볼거리를 제공해 줄지는 모르나, 뒤로는 누구든지 이 허무하고 부질없이 삶을 언젠가는 마감하고 말 것이라는 ‘유한한 생명’을 암시한다.
그러나 윤주원의 잠자리와 나비 작품의 의미는 오히려 정반대이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패턴, 혹은 부서질 듯 약하고 가벼운 날개를 그렸지만, 그 문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같은 종류임에도 아주 미세한 차이로 각기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는 곤충의 날개를 통해 작은 ‘생명’과 뒤에서 이를 지휘하고 있는 거대한 ‘생명력’을 발견하고 있다. 마치, 인간은 모두 비슷비슷한 지문을 가지고 있지만, 미세한 차이에 따라 각 인물의 고유한 정체성(identity)을 획득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 무수한 정체성의 변주곡들이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거대한 힘, 즉 ‘섭리(providence)’이다.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능력은 곤충의 날개처럼 부서질 것 같은 약함에서부터 우리가 감히 가늠조차 못할 압도적인 규모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와 정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어쩌면 작가 윤주원 역시 이 힘 아래에 놓인 것인지도 모른다. 12년이라는 휴지기를 지나면서도 작가라는 소명을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이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윤주원의 날개 시리즈는 작가의 자화상과도 같았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작고 연약한 곤충의 날개지만, 이 역시 섭리라는 거대한 힘 아래 놓여 있으면서, 또한 섭리 그 자체를 보여주기도 한다. 동시에 이 작은 패턴들은 거대한 동력을 발휘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 부속들이기도 하다.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으며,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것이 없다. 이점에서 윤주원의 날개가 어느 시점부터 하나가 아닌 ‘양 날개’로 변화한 것이 설명된다.
한 쪽의 날개는 시각적인 만족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다. 나는 것은 고사하고 몸통의 중심을 잡거나, 때론 생명을 유지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 날개가 둘이 되었을 때, 날개는 비로소 그것이 지닌 본래의 섭리를 따르게 된다. 각각의 날개가 수 없이 많다 하더라도 그들이 완전히 한 쌍을 이루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날개일지라도 그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며, 섭리가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윤주원의 작품은 패턴과 색채, 반복적인 문양이라는 형식의 탐구에서 시작하였으나, 두 번째 전시에서는 생명력과 섭리를 담아내는 새로운 변화의 기점이 되었다. 특히 OHP 필름으로 제작된 600여 마리의 곤충 날개 작품 <Spreaded Wings>은 연약하고 미세한 패턴에만 머물러 있기보다 이 패턴 너머에 있는 ‘섭리’를 찾은 것으로, 작가의 관심이 반복적 패턴에서 재료의 물질성으로 옮아가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침묵을 깨뜨리는 조심스러운 첫 마디처럼, 그의 작품 곳곳에는 설렘뿐 아니라 조바심 또한 숨길 수 없다. 그러나 이 전시 역시 작가의 작품 인생이라는 큰 궤도 안에 위치하여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곤충 날개가 불안하기보다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Wings -연약과 섬세의 미학》에서 우리는 섭리 하에 있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찾을 수 있다.
    이 상 윤  |  미술사, 現 서울대 강사 
​"WINGS - Fragility and Providence“
​It is the second solo exhibition of Juwon Yoon after 12 years since her first show. One might consider such period to be sufficiently long enough to even set her title of an “artist” aside for Juwon, she has been able to commence the second chapter of her life thanks to such unconventional period. Through the second solo exhibition of her career, titled "Wings- Fragility and Providence,” she utilizes her research subject of “patterns” by embedding the element of perception of “life”; a fresh approach that has somewhat been overlooked by artists in the past. A transparent, feather-light wings of a dragonfly, vulnerable creatures of butterflies and moths, which boast delicate yet sophisticated patterns in their wings - not only this reflects Juwon’s initial interest in natural patterns observed in wings of insects, but the fact that such interest has been focused on the smallest living creatures could only have resulted from the phase of “silence.” The wings of a small insect may be a mere repetition of simple patterns for some people but interpreting this in light of the wider meaning of life and creatures, one may well observe variations in a range of spectrum.
In comparison to the work of Damien Hirst, an English artist, who also had an extensive fascination for the complex colors and sophisticated patterns of butterflies, Hirst himself did not focus on the subject of variations. The work of Hirst captures the audience with clear elements of glamour and spectacle on the exterior, as well as throwing a subtle message, which emphasizes the aspect of “finite life” that also goes by the saying of “all good things must come to an end.”
Juwon’s work and expressions of butterflies and moths provide fundamental contrast to the work of Hirst. In what may seem like an extremely similar set of designs or fragile wings at first sight, through a closer and careful observation of subtle differences for each pattern in wings, one may well discover a breath of “life” that is determined by the grandness of the surrounding “spirit.” Such concept shares the fundamental idea of all humans carrying fingerprints, which may resemble each other in form, yet a subtle and delicate difference determines the specific “identity” of each human being. The overwhelming underlying message is that all the variations of identities fundamentally refer to one grand authority of “providence.” Such invisible authority is not bound by any size, scale, nature or space the scope of such intervention applies to even the most fragile wings of insects, as well as to gigantic matters, which we as humans are simply incapable of grasping the mere concept to any extent. Perhaps Juwon may well be a part of this providence; never in the space of 12 years did she lose her faith in her identity of being an artist and it may be the only plausible explanation.
In essence, “The Wing” series is almost a self-portrait of the artist herself. Small and fragile pair of wings as they may seem in its appearance, a certain degree of reflection of the “providence” may well be observed. At the same time, such delicate patterns act as vital parts in creating the ultimate driving force. There is no part that can simply be omitted or considered unnecessary. From such perspective, this explains the transformation of Juwon’s portrait of wings as a perfect “pair” and not being expressed as single units from a certain dimension. A single wing could only make sense from a visual aspect; it acts as no aid in providing a balance, enabling to fly or even in maintaining a life. It is only when “two become one,” the wings can ultimately act in accordance with the fundamental providence. As elegant and intricate as the hundreds of single units of wings there may be, there is simply no purpose within.
Juwon’s work initially focused on the structural elements of color, design and pattern. The second solo exhibition has acted a turning point for her artwork in expressing the elements of spirit and providence. <Spreaded Wings>, a piece of work made using OHP films to express nearly 600 insect wings, clearly demonstrates the phase in which the artist’s focus is shifting away from the nature of repetitive patterns to the fundamental substance of materials used, reflecting her unique discovery of underlying providence hidden behind the delicate and fragile patterns used. Senses involving anxiety and tension, as well as elements of hope and excitement, are commonly identified in her artwork of the series. In light of this exhibition being a part of the artist’s overall life and career, one will surely be able to exploit a sense of comfort guided by the providence aforementioned through the emotions derived from the exquisite aspects of wings being highlighted instead of its fragility.
Sangyoon Lee |  Lecturer, History of Art, Seoul National University

ARTIST's NOTE 2001
GAZE : 바라보기
우리는 매일 다양한 시각경험을 통하여 사물을 지각하게 된다. 하지만 지각방식은 각 사람마다 다르다. 각자의 시각체험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색을, 어떤 사람을 기법을 또 어떤 사람은 내용에 관심을 보인다.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보고자 하는 부분만 보게된다. 나는 ‘본다’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을 전개시키고 있다. 사물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나의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를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나를 자극하는 소재에 몰두하고 찾게 된다. 내용보다도 볼거리에 집착하고, 나의 눈은 항상 시각적으로 끌리는 무언가를 찾고 있으며, 끊임없이 관조한다. 주로 질감을 갖고 있는 소재들을 찾게 되고, 시각단위로 만들어서 반복하고 반전시킨다. 소재로는 질감이 있는 동, 식물의 유기적. 무기적 혹은 기계적인 패턴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소재들의 패턴이 시각적으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눈의 초점을 분산시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We undergo various types of experiences pertaining to the visual means and differ in many ways on what to make of that experience. When appreciating a work of art, one may be drawn to colors and others to technique or content, for each one is prone to take interest in different areas. I have carried out the course of art making based on this act of 'perceiving'. I emphasize visual experience rather than implication of the object. Therefore, I select the subject matters that easily attract my visual interest. Particularly, the images of plants and animals that have tactile texture are chosen for the reason that the shapes of patterning assimilates the forms of organic creatures as well as inorganic materials. The repetition of patterns distracts the focus of viewers' attention, provoking a sensation of optical illusion.
Juwon Yoon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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